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가 익숙해진 뒤, 식품 연구는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María José Hernández-Granados와 Elena Franco-Robles의 리뷰 논문 Postbiotics in human health: Possible new functional ingredients?는 이제 관심의 중심이 살아 있는 미생물 그 자체보다, 미생물이 남기는 대사산물과 세포 성분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논문이 중요한 이유는 포스트바이오틱스를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라, 기능성 식품 산업이 안정성과 설계 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흐름 속에서 읽게 만든다는 데 있다.

논문의 첫 번째 핵심은 “살아 있어야만 효과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뒤집는 데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일정한 수의 생균을 유지해야 하고 저장, 유통, 가공 과정에서 활성이 흔들릴 수 있다. 반면 포스트바이오틱스는 미생물 유래 대사산물, 세포벽 성분, 효소, 펩타이드처럼 이미 생성된 기능성 성분에 주목한다. 저자들은 이 점이 식품 산업에서 매우 실용적이라고 본다. 살아 있는 균을 끝까지 보존해야 하는 부담이 줄어들면 제품 안정성, 공정 적합성, 유통 편의성 모두에서 유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논문이 특히 강조하는 지점은 작동 메커니즘이다. 포스트바이오틱스는 단순히 “좋은 균의 흔적”이 아니다. 논문은 이들이 장 상피 장벽을 보강하고, 염증 반응을 조절하며, 면역 반응과 미생물 균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생리활성 요소로 다뤄져야 한다고 정리한다. 이 관점은 기능성 식품 기획에서도 중요하다. 소비자에게는 여전히 균주 이름이 익숙하지만, 연구와 산업은 점점 더 어떤 균이 살아남느냐보다 어떤 분자가 어떤 반응을 일으키느냐를 묻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식품 기업 입장에서 이 논문이 주는 시사점은 분명하다. 발효유, 건강 음료, 분말형 기능성 제품, 고온 공정을 거치는 가공식품에서는 생균 유지가 늘 제약이었다. 포스트바이오틱스는 이 제약을 줄여준다. 열과 저장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유리하고, 제품 배합과 품질 관리가 더 예측 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기능성 식품 개발의 질문이 “어떤 균을 넣을까”에서 “어떤 유래 성분을 어떤 포맷으로 전달할까”로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저자들은 포스트바이오틱스를 만능 해법처럼 다루지 않는다. 어떤 성분을 포스트바이오틱스로 볼 것인지, 제조 공정과 표준화는 어떻게 할 것인지, 건강 효과를 어떤 수준에서 입증할 것인지가 여전히 과제다. 이 점은 오히려 중요한 경고다. 앞으로 경쟁력은 포스트바이오틱스라는 이름을 붙이는 데 있지 않고, 어떤 미생물 유래 성분을 어떤 제조 조건에서 확보했고 그 기능을 어떻게 검증했는지를 설명하는 데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한국 식품 산업에도 연결점은 많다. 발효식품 기반 원료, 유산균 발효 부산물, 기능성 음료, 장 건강 제품군 모두 포스트바이오틱스 개념과 만난다. 이 논문은 발효를 더 이상 “균을 먹는 이야기”로만 두지 않고, 발효가 만들어낸 기능성 결과물을 정밀하게 분리하고 설계하는 문제로 바꾸어 놓는다. 그런 점에서 Postbiotics in human health: Possible new functional ingredients?는 프로바이오틱스 이후 시장이 어디로 이동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문헌이라고 할 수 있다.

원 논문

María José Hernández-Granados, Elena Franco-Robles, Postbiotics in human health: Possible new functional ingredients?, Food Research International, 2020;137:109660.

*DOI* 10.1016/j.foodres.2020.109660 *PMID* 33233239

출처

  • [PubMed](https://pubmed.ncbi.nlm.nih.gov/33233239/)
  • [DOI](https://doi.org/10.1016/j.foodres.2020.109660)
  • [OpenAlex](https://api.openalex.org/works/https://doi.org/10.1016/j.foodres.2020.109660)
  • [Crossref](https://api.crossref.org/works/10.1016/j.foodres.2020.1096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