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의 위험이 사망과 심혈관 질환 영역까지 확장된 뒤, 산업의 다음 답은 인공감미료였다. 아스파탐, 아세설팜-K, 수크랄로스 같은 고감미도 감미료가 음료, 디저트, 유제품, 가공식품 전반에 빠르게 들어왔다. 그러나 “설탕보다 안전하다”는 가정은 의외로 임상 근거가 충분치 않았다. Charlotte Debras 등 프랑스 INSERM·소르본 파리 노르대학 연구진이 2022년 PLOS Medicine에 발표한 Artificial sweeteners and cancer risk: Results from the NutriNet-Santé population-based cohort study는 이 빈자리를 직접 검증한 대표 코호트 연구다. 102,865명의 프랑스 성인을 평균 7.7년 추적해, 인공감미료 섭취와 암 발생의 연관성을 처음으로 대규모 인구 단위에서 정량화했다.
연구 설계의 핵심은 24시간 식이회상법을 반복 적용해 식이 데이터의 정확도를 높였다는 점이다. 일반 식품 빈도 설문이 아니라, 참가자가 실제로 먹은 음식의 양과 첨가물 수준까지 추적했다. 이 자료에서 인공감미료의 일일 섭취량을 가장 적은 그룹과 가장 많은 그룹으로 나누고, 전체 암, 유방암, 비만 관련 암 발생률을 비교했다. 결과는 분명한 신호를 보였다. 인공감미료를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은 가장 적게 섭취한 그룹보다 전체 암 발생 위험이 약 13% 더 높았다. 특히 아스파탐 섭취가 많은 그룹에서 유방암과 비만 관련 암 발생 위험이 약 15–22% 높았다. 아세설팜-K도 유사한 방향의 위험 신호를 냈다. 다만 수크랄로스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위험 증가가 관찰되지 않았다.
저자들은 인공감미료의 53%가 무가당 청량음료, 29%가 식탁용 감미료, 8%가 요구르트·코티지치즈에서 왔다고 보고한다. 즉 단순한 첨가량이 아니라 어떤 카테고리를 통해 섭취되는가에 따라 노출 패턴이 달랐다. 이 점은 산업적으로 중요하다. 무가당 표시가 안전 보증으로 마케팅되는 카테고리에서 정작 위험 신호의 절반 이상이 나왔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연구의 한계도 분명하다. 관찰 코호트라 인과를 단정할 수 없고, 인공감미료를 많이 섭취하는 사람이 동시에 가공식품·체중 조절·당뇨 같은 변수를 함께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저자들은 BMI, 흡연, 신체활동, 당뇨 병력, 가족력, 다른 식이 변수까지 보정했지만 잔여 교란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또한 NutriNet-Santé는 자발적으로 등록한 인터넷 기반 코호트라, 일반 인구보다 건강에 관심 많은 표본이 과다 대표될 수 있다. 그래서 결론은 “인공감미료가 암을 일으킨다”가 아니라 “위험 신호가 일관되게 관찰됐고, 추가 검증이 시급하다”는 수준에 가깝다.
이 논문이 정책에 미친 영향은 즉각적이었다. 2023년 7월 WHO 산하 IARC는 아스파탐을 “사람에게 발암 가능성 있음(2B)”으로 분류했다. 같은 시점에 WHO와 FAO 합동 식품첨가물 전문가위원회(JECFA)는 기존 일일 허용 섭취량을 유지했지만, 분류 자체가 식품 산업과 정책 논의에 미친 신호는 컸다. EU 다수 국가, 영국, 캐나다의 식이지침이 인공감미료에 대한 표현을 더 신중하게 바꾸기 시작했고, WHO는 2023년 비당류 감미료 사용을 체중 조절 목적으로 권하지 않는다는 가이드라인을 별도로 발표했다.
한국 시장에서 이 논문은 정면으로 부딪치는 카테고리가 분명하다. “제로”, “무가당”, “0kcal” 표시가 빠르게 늘어난 음료, 무설탕 디저트, 단백질 음료, 일부 즉석식품, 그리고 다수의 일상 가공식품이 그것이다. 16호(첨가당)가 가리킨 첨가당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시장의 답이 21호 논문이 가리키는 바로 그 카테고리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단순히 “설탕을 대체했으니 안전”이라는 메시지로 카테고리를 운영하기는 더 이상 어렵다. 외식·음료·디저트·HMR 운영자에게 합리적인 길은 두 갈래다. 첫째, 첨가당과 인공감미료를 둘 다 줄이고, 단맛 강도 자체를 단계적으로 낮추는 카테고리 재설계. 둘째, 천연 단맛 원료(과일 농축, 일부 당알코올, 알룰로스 같은 신소재)를 임상 근거 단위로 비교 검토하고, 공급망과 표시 전략을 함께 설계하는 길이다. 어느 쪽이든 “제로 마케팅”의 단순화는 점차 위험 자산이 된다.
Artificial sweeteners and cancer risk는 인공감미료를 “안전한 대체재”라는 산업 가정에서 끌어내려, 임상 근거 위에서 다시 평가하게 만든 코호트 연구다. 결론은 단순하지 않다. 모든 인공감미료가 같은 위험을 가진 것은 아니며, 인과를 단정할 수 있는 단계도 아니다. 그러나 위험 신호가 일관되게 관찰됐고, 그 신호는 이미 정책과 산업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누적되고 있다. 음료·디저트·HMR 운영자, 무가당·제로 마케팅을 다루는 브랜드, 식음료 정책 담당자에게 이 논문은 인공감미료를 “단맛의 회피 수단”이 아니라 “재평가 대상”으로 다시 보게 만드는 기준 문헌이다.
원 논문
Charlotte Debras, Eloi Chazelas, Bernard Srour 외, Artificial sweeteners and cancer risk: Results from the NutriNet-Santé population-based cohort study, PLOS Medicine, 2022;19(3):e1003950.
DOI 10.1371/journal.pmed.1003950 PMID 35324894
출처
연구 메타
- 원논문: Artificial sweeteners and cancer risk: Results from the NutriNet-Sante population-based cohort study
- 저널: PLoS Medicine
- 연도: 2022
- DOI: 10.1371/journal.pmed.1003950
- PMID: 35324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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